여의도에서 벚꽃이 가장 빨리 피는 곳은 노들길이다. 한강철교에서 여의도로 뻗어 있는 구간에는 이렇다하게 햇볕을 가리는 건물이 없어서 그 따뜻한 빛을 온전히 벚꽃나무들이 받아들인다. 얼마 전 출근길에 이미 한창인 개나리 사이로 벚꽃들이 하나둘씩 피기 시작했다. ‘또 다시 추워지겠구나…’ 매년 반복되는 일이다. 노들길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날씨가 추워진다. 아니다 다를까, 비가 내리더니 날씨가 추워졌다. 꽃에서 봄의 생기를 느끼지는 못하고 겨울의 심술만 예상하게 된다. 때를 잘못 맞추지 못하는 사물은 사람이나 생물이나 정을 맞는 법이다. 그래서일까, 노들길의 벚꽃은 벚꽃의 화려함보다는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